열대어를 처음 키우는 초보자에게 가장 혼란스러운 부분은 "도대체 어떤 장비부터 사야 할까?"입니다. 수조만 사면 될 줄 알았는데 여과기, 히터, 정수제 등 생소한 이름의 도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종류도 너무 많아 무엇이 꼭 필요한지조차 헷갈릴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처음 물생활을 시작하는 분들을 위해 꼭 필요한 필수 장비 5가지를 골라, 각각의 역할과 선택 팁을 함께 정리했습니다.
1. 어항 (수조)
어항은 물고기와 모든 장비가 들어가는 핵심 공간이자 물생활의 시작점입니다. 어항의 크기는 전체적인 수질 안정성과 직결되므로, 가능한 한 넉넉한 용량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30cm 이하의 소형 어항은 수온이나 수질 변동이 심해 초보자에게는 추천되지 않습니다. 최소 30L 이상, 여유가 된다면 60L급 이상의 중형 수조가 안정적입니다. 유리 어항은 투명도와 내구성이 좋고, 아크릴 어항은 가볍지만 긁힘에 약합니다. 또한, 어항에는 이탈 방지를 위한 뚜껑이 있는 모델이 좋고, 어항 전용 스탠드를 사용하는 것이 수평 유지와 안전성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어항은 단순한 ‘물통’이 아니라, 생물의 삶의 터전이자 수조 생태계의 무대입니다.
2. 여과기 (필터)
여과기는 물속의 불순물 제거뿐 아니라 박테리아가 서식할 공간을 제공하는 중요한 장비입니다. 여과기는 기계적 여과, 생물학적 여과, 화학적 여과의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합니다. 기계적 여과는 물리적으로 찌꺼기를 걸러내고, 생물학적 여과는 유익한 박테리아가 암모니아를 무해한 질산염으로 분해하는 역할을 하며, 화학적 여과는 활성탄 등으로 색소나 냄새를 제거합니다. 스펀지 여과기는 소형 어항과 새우항에 적합하고, 걸이식 필터는 설치와 유지가 편리하며, 외부 여과기는 중대형 어항에 적합합니다. 필터를 선택할 때는 여과력, 소음 수준, 유지보수 난이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24시간 내내 꺼지지 않고 작동해야 생물과 박테리아 모두가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3. 히터 (수온 조절기)
히터는 열대어 수조에서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장비입니다. 수온이 일정하지 않으면 생물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면역력이 저하되어 질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히터는 보통 50W부터 300W까지 있으며, 어항의 물양에 따라 적절한 용량을 선택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1리터당 1~2W 정도의 출력이 적절하며, 예를 들어 60L 어항에는 100W 내외의 히터가 적합합니다. 히터는 수조 내부에 완전히 잠기도록 설치해야 하며, 수온계와 함께 사용하여 설정 온도와 실제 수온이 잘 유지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디지털 온도 조절 기능이 있는 제품은 정밀하고 안전한 수온 유지를 가능하게 하며, 예비용 히터를 한 개 더 준비해두면 겨울철에 큰 도움이 됩니다.
4. 정수제 (염소 중화제)
수돗물은 염소와 클로라민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박테리아와 물고기에게 해로울 수 있습니다. 이를 중화해주는 정수제는 물갈이 시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생물의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Seachem Prime, JBL Biotopol, API Tap Water Conditioner 등의 제품이 대표적이며, 고농축 제품은 소량만 사용해도 효과가 뛰어납니다. 일부 제품은 점막 보호나 스트레스 완화 성분도 포함되어 있어 수조에 도입되는 생물에게 추가적인 보호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물잡이 중일 때는 염소가 사멸박테리아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정수제는 박테리아가 정착할 안정된 환경을 만드는 데도 필수적입니다.
5. 수질 측정 키트
물고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속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암모니아, 아질산염, 질산염, pH, KH 등의 수치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수질 측정 키트는 열대어 관리의 핵심 도구입니다. 액체형 검사 키트(API Master Kit)는 정확도가 높아 많은 경험자들이 선호하며, Tetra, JBL에서도 스트립형 제품을 제공합니다. 스트립형은 간편하지만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낮을 수 있으므로, 정밀한 관리가 필요한 경우 액체형을 권장합니다. 특히 물잡이 과정에서 질소순환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암모니아와 아질산염 수치는 매일 체크해야 하며, 생물 투입 이후에도 주 1~2회 정도는 꾸준히 확인해줘야 합니다. 수질을 눈으로 본다는 느낌으로, 물속 환경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마치며
위에 소개한 다섯 가지 장비는 열대어를 키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본 인프라’입니다. 물론 여기에 수초, 조명, 산소기, 자동 먹이 급여기 등 다양한 보조 장비들이 더해질 수 있지만, 이 다섯 가지가 빠지면 생물의 생존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장비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생명의 도구입니다. 가격이나 디자인보다 중요한 것은 ‘역할’과 ‘신뢰성’입니다.
다음 편 예고
물속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핵심 요소는 바로 수온, pH, 경도(KH·GH)입니다. 겉보기에 물이 맑아 보여도, 수질이 생물에게 적합하지 않다면 질병이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온 조절의 원리, pH란 무엇인지, KH·GH의 차이와 역할을 하나씩 풀어드립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수질 개념을 실전 중심으로 설명해, 누구나 안심하고 물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예정입니다.
수온·pH·경도 수질의 기초 개념 쉽게 설명
수온·pH·경도? 초보자도 꼭 알아야 할 수질의 기초 개념입니다. 열대어를 키우는 데 있어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맑은 물이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수조 속의 물은 단순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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